[발언] 숭실대학교의 거듭된 성소수자 차별행위 규탄 및 국가인권위 시정권고 수용 촉구 기자회견 발언문
오늘(4월 28일) 숭실대학교 베어드홀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 QUV가 함께 참여했습니다. QUV의 행정팀장 김이희윤 님께서 숭실대의 안일한 태도에 대해 소리 내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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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발언전문
안녕하십니까. 대학‧청년성소수자모임연대 QUV 행정팀장 김이희윤입니다.
우리들 성소수자의 존재는 우리 사회의 견고한 이성애중심주의와 성별이분법, 그리고 성기환원중심주의로 인하여 오랜 기간 지워져 왔습니다. 성지향성이 사회의 기준에 어긋나고, 성정체성이 출생기록부에 쓰여진 것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수많은 성소수자들은 본연의 모습으로 살아갈 권리를 박탈당했습니다.
당연하게 이성애인이 있냐고 묻는 친구들, 법적패싱성별로 기숙사에 분류하는 학교 당국, 여남으로만 구분된 공용화장실... 그렇게 캠퍼스 내에 존재하는 성소수자들은 실체가 없는 사람들로 취급당하곤 합니다. 실체를 드러낼 때면 공격을 받는 경우도 허다했기에, 모두가 평등해야 할 캠퍼스는 누군가에게는 위장의 공간이었고, 거짓됨으로 나를 보호해야 하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나를 보호하기 위해 거짓을 이야기하거나 가면을 쓸 것이 강요되는 공간은 안전하지 않고, 평등하지 않습니다. 평등은 모두가 자신의 모습 그대로 일상을 영위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실현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숭실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이방인과 당시 총여학생회는 안전하고 평등한 캠퍼스를 만들고자 인권영화제를 기획했습니다. 영화제로 하여금 그동안 사회와 숭실대가 감추고자 들었던 성소수자를 비롯한 소수자의 존재와 삶에 조명을 비추며 가시화를 추구했습니다.
그런데 숭실대 당국은 이를 가로막고 인권영화제의 개최와 시설대관을 불허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본 사건이 '평등권 침해'에 해당하는 차별행위라며 시정권고를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숭실대학교는 전혀 변화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2019년에는 숭실의 성소수자와 비성소수자를 모두를 환영하다는 내용의 현수막 조차 게시를 불허하는 퇴보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또한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차별행위라며 시정할 것을 권고하였지만, 수용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두가지 차별 행정에 대해서 숭실대 당국이 밝힌 근거는 단순하게도 '건학 이념에 합치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숭실대의 건학 이념이라는게 혹시 소수자 구성원에 대한 배척입니까? 소수자 차별과 그 정당화가 숭실대학교 설립의 초석입니까? 국가인권위원회의 거듭된 시정 권고조차도 무시하고 성소수자 혐오를 일삼는 것이 숭실대의 존립 목적이라면, 숭실대학교는 교육기관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한 것입니다. 평등과 인권이 아닌 차별을 교육하고 혐오를 함양하는 기관이 존재할 여지는 더이상 우리 사회에 있어서도 안 될 뿐더러, 있지도 않습니다.
이에 대학‧청년성소수자모임연대 QUV는 숭실대학교에 요구합니다. 기자회견에 참석하신 분들께서는 각 요구마다 마지막 구절을 함께 3번 외쳐주시면 되겠습니다.
하나, 숭실대학교는 성소수자 차별 행정을 시인하고 이에 대해 사과하라!
하나, 숭실대학교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시정권고를 수용하고 성소수자 차별 행위를 당장 중단하라!
하나, 숭실대학교는 성소수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 행정의 재발 방지를 위하여 평등 내규를 마련하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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