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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성명, 논평, 발언문

[발언] #국회는_차별금지법을_발의하라

오늘(10월 19일) 광화문광장에서 차별금지법을 촉구하는 2019평등행진이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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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발언 전문
발언자 : QUV 의장 박기진

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대학·청년성소수자모임연대 QUV의 의장 박기진이라고 합니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둘러싼 정쟁을 시작으로, ‘청년’과 ‘대학’은 각각 기회의 공정성을 요구하는 이들과 요구되는 장소로써 시민들과 여러 정치인들의 입에 오르내렸습니다. ‘청년들이 느껴왔을 기회의 불공정성과 상대적 박탈감에 관련한 상처에 사과한다’는 것이 정치권에서 선을 그은 불공정함의 범위와 그에 대한 책임 의식이었습니다.


허나 많은 청년들은 우리 사회의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에 있어 그보다 훨씬 적극적인 변화를 원하고 있습니다. 어디서든 내가 아닌 상대방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느끼는 박탈감이 있겠으나, 이와 별개로 나 스스로가 배척과 낙인의 대상이 되어 겪는 차별이 분명 존재합니다. 저는 이 ‘차별’이 기회의 불공정성보다 훨씬 더 당면한 사회 문제이며 작금의 대학생과 청년들이 처해있는 불평등한 현실이라고 감히 말하겠습니다.


기회가 동등하게 돌아오지 않는다고 느끼는 박탈감은 감정에 불가할지 모르나, 모든 차별과 혐오는 경험이며 제도와 권력의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사회적 낙인이 여러 소수자들을 억압합니다. 이미 여러 대학에서 수차례나 교수의 성폭력이 고발되고 여성과 성소수자 등 소수자에 대한 강단에서의 혐오 발화가 지적되었으나, 제도적인 해결은 항상 요원했습니다. 또한 생활공간과 온라인에서 일상적으로 목격하는 혐오와 낙인은 차별에 대한 대항적 말하기를 어렵게 만듭니다.
실제로 큐브에 소속된 많은 대학/청년 성소수자 모임들은 활동을 공개적으로 드러낼 때마다 주변의 혐오와 회원들을 향한 아웃팅 위협을 감내해야합니다. 대학 본부에서 직접 성소수자 모임의 자치 활동을 불허하거나 검열에 나서서 성소수자 학생 개인의 생활까지 위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신입생과 재학생에게 반동성애 서약을 강요하는 대학이 있으며, 학칙과 입학안내에 버젓이 ‘동성애자는 입학을 할 수 없다’라고 적어놓은 대학도 존재합니다. 허나 이런 명백한 차별에 대해 청와대와 교육부, 국회는 ‘성소수자 차별’이기 때문에 침묵하고 '포괄적 차별금지'이기 때문에 나서지 않습니다.


교육, 고용, 노동, 주거, 군복무 등 모든 공간에서 청년이 겪는 차별은 결코 다르지 않습니다. 모두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 안전한 생활과 존엄한 생의 가치를 찾고 인정받기 위해 영위할 수 있어야할 일상들이지만. ‘성소수자’이기 때문에, ‘여성’이기 때문에, ‘비정규직 노동자’이기 때문에 우리는 안전과 건강, 권리 등 잃는 것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차별이 존재하는 국가에서 청년들의 삶은 결코 존엄할 수가 없습니다.


시민 여러분. 기회는 빼앗기는 것일지 몰라도, 사람의 존엄은 빼앗을 수 없습니다. 현직 대통령이 했던 말을 빌리자면, 반대한다. 인정하지 않는다는 표현이 오히려 더 익숙할 것입니다. 청년들의 기회는 공정해야하나 성소수자의 존엄에는 반대한다. 차별은 문제이지만 특정 소수자의 인권에는 반대한다. 포용 국가여야하나 포괄적인 차별금지에는 반대한다. 인간의 존엄과 평등을 인정하지 않는 권력이 지금의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의 모습입니다.


차별에 침묵하는 정권이 곧 인간의 존엄을 해치는 권력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포괄적 차별금지법에도 의지를 보이지 않는 정권, 시민의 존엄을 지키지 못하는 권력은 무능합니다. 포괄적 차별금지가 곧 모든 시민들의 존엄을 인정하는 길입니다.청년들과 시민의 손으로 이 무능한 권력을 뒤집고,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정치권의 노력이 하루빨리 성사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9_평등행진

#평등을_말하라 #차별금지법제정 #우리가_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