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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성명, 논평, 발언문

[세계에이즈의날 기념 HIV/AIDS 혐오/차별선동 규탄집회 - HIV/AIDS 혐오를 멈춰라! / 김정빈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의장 발언]

이미지: 사람 1명, 나무, 하늘 실외

 

[세계에이즈의날 기념 HIV/AIDS 혐오/차별선동 규탄집회 - HIV/AIDS 혐오를 멈춰라! / 김정빈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의장 발언]

안녕하세요, 저는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10대 의장 김정빈입니다.

저는 요즘 “팩트 체크”라는 말을 들으면 조금 우스워집니다. 언론에 보도되는 뉴스는 당연히 팩트여야 하는데, 이제 팩트는 따로 방송시간을 할애해 체크할 정도로 중요한 것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보고, 듣고, 접하는 뉴스에 가짜가 많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공론장은 모두를 향해 열려 있어야 하며, 충분하고 옳은 정보를 바탕으로 토론과 대화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가짜뉴스의 전파는 공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사회의 소수자와 약자에게 비난의 화살을 겨냥하게끔 유도합니다.

오늘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단 한 가지입니다. 가짜뉴스가, 생명권이 연결되어있는 문제에 혐오를 씌워 사회적 소수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소 과격하지만, 사실 그렇습니다. 혐오세력은 차별금지법과 인권조례 제정을 반대하며 Hiv/aids 감염인과 성소수자를 겨냥해 수없이 가짜뉴스를 뿌립니다. “성소수자들의 문란한 성행위 때문에 Hiv/aids가 확산되고, 국민 세금으로 막대한 치료비용을 부담한다.” 여기 계신 여러분들도 한 번쯤 들어보셨을 대표적인 가짜뉴스입니다. 이 한 문장에서 그들이 성소수자와 Hiv/aids 감염인을 어떻게 혐오하는지 명확히 드러납니다. 성소수자들은 “성행위에 중독된 문란한 성중독자들”. Hiv/aids 감염인은 “문란한 성행위를 통해 벌 받은 사람들”이라 낙인찍는 것입니다.

이 낙인은 성소수자들과 Hiv/aids 감염인에 대한 공포와 혐오를 퍼뜨립니다. 사회적인 낙인이 공고한 분위기 속에서, 가짜뉴스의 공포로 인해 Hiv/aids 검사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Hiv/aids 감염인에게, 감염 직후의 초기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성병에 걸렸다는 사회적 낙인이 두려워 검사를 기피하게 된다면, 건강하게 삶을 살아갈 권리가 있는 감염인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게 됩니다. 결국 가짜뉴스가 우리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의 정치가 혐오를 뿌리로 삼아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가짜 뉴스는 혐오를 우리 사회 곳곳으로 퍼트리고, 정치인은 이에 기생하고 있습니다. 혐오세력에게 잘 보이려고, 표를 구걸하기 위해, 그들의 눈치를 보고, 혐오를 조장하고, 부역합니다. 그 속에서 우리의 고통과 죽음이 지워지고 있습니다. 악순환의 고리에서 언제나 가장 먼저, 가장 많이 희생되는 것은 사회적 소수자들의 목소리입니다.

공포와 혐오가 질병에 대해 효과적인 수단일까요? 역사를 되돌아볼 때 공포와 혐오의 정치는 단 한 번도 살아남은 적이 없습니다. 여기 모인 우리는 지난 역사를 바탕으로 더 이상 공포와 혐오가 승리할 수 없음을 엄중히 경고해야 합니다. 용납하지 말아야 합니다.

여러분, 저항합시다. 우리의 존엄과, 스스로의 생존권을 위해서 싸워 나갑시다.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가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