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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성명, 논평, 발언문

[QUV 성명] “악인에게는 두려워하는 일이 닥쳐오지만” 서울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QIS 현수막 훼손 사건에 부쳐

발행:20160326


[QUV성명]

"악인에게는 두려워하는 일이 닥쳐오지만"

서울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QIS 현수막 훼손 사건에 부쳐


 서울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QIS의 신입생 환영 현수막이 훼손되었다. 누가 그랬는지, 왜 그래야먄 했는지 굳이 묻지 않으려 한다. 갈기갈기 찢긴 무지갯빛 현수막에서 성소수자를 향한 깊은 증오가 충분히 읽혔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증오함으로써 간신히 지탱되는 삶은 불행하다. 자신의 옹졸한 사상을 이렇게 표출하지만 않았더라도, 그의 불행한 삶을 우리가 연민할 수도 있었으리라. 그러나, 성소수자에 대한 극심한 증오는 결국 학내 게시물에 대한 손괴로 발현되었다. 그 순간부터 이번 사건은 단순히 어느 지저분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소수자 집단에 대한 증오범죄(hate crime)의 의미를 갖는다.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이러한 폭력에 우리는 크게 분노하며, 성소수자의 존재를 잠재적으로 위협하려는 모든 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


 이번 사건처럼 분노하고 규탄해야 할 소식을 언젠가부터 자주 접한다. 최근 서강대학교에서는 어느 교수자가 학내 성소수자 모임의 현수막을 폐기한 것이 적발되어, 학생사회의 큰 지탄을 받았다. 홍익대, 이화여대, 고려대, 동아방송예술대와 부산대에 이르기까지 전국의 대학가에서 성소수자 모임의 현수막이 훼손되고 포스터가 뜯겨나갔다. 대학가의 일만은 아니다. 주지하다시피 성소수자 인권운동이 성과를 거둠에 따라 차별선동세력의 반동 역시 거세졌다. 이러한 움직임은 때때로 오물 투척이나 신체적 폭력이라는 형태의 증오범죄로 표면화되었다. 이번 QIS 현수막 훼손 사건을 위히산 성소수자에 대한 증오범죄, 그 거대한 반동에 흐름에 중대한 우려를 표한다.


 누구에게나 안전한 공간이어야 할 캠퍼스가 이러한 증오범죄의 현장이 되었다는 점은 특히 유감스럽다. 이러한 위험에 노출된 공간에서 성소수자들의 정신적/심리적 건강과 보편적 교육권은 위협받는다. 지난 23일, 서울대학교 다양성위원회 창립포럼에서 성낙인 총장은 "지성의 전당인 대학에서 인간 존엄의 가치가 제대로 보장돼야 한다"라는 소신을 밝혔다고 한다. 다름에 대한 존중, 그리고 공존을 위한 해법을 찾는 일이 쉬울 리 없다. 소수자에게 안전한 캠퍼스를 만들기 위한 대학사회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강력히 요청되는 이유이다.


 QIS는 찢긴 현수막에 반창고를 붙이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증오범죄에 대한 학내 구성원의 단호한 반대를 선언하고, 위협받은 성소수자의 존엄을 회복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이 제안에 서울대학교의 구성원들은 이틀 만에 오백 여개의 반창고로 화답하며 QIS에게 강력한 지지를 표했다. 뿐만 아니라, 찢긴 현수막을 다시 걸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려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한다. 누구도 우리의 존재를 지울 수 없다. 그러므로 애처로운 몸짓으로 우리를 겁박하려던 손괴범/들이여, 오늘의 교훈을 기억하시라.


'악인에게는 두려워하는 일이 닥쳐오지만, 의인에게는 바라는 일이 이루어진다. 회오리바람이 지나가면, 악인을 없어져도, 의인은 영원한 기초처럼 꼼짝하지 않는다.' (잠언 10:24)


2016년 3월 26일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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