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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V 활동/외부 활동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 대학·청년 공동행진

안녕하세요 QUV 제11대 의장 기진입니다.
2019년 대학·청년 공동행진에 참여해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지난 6월 1일 토요일, QUV 7번 차량 뒤로 이어진 긴 행진 대열이 아직도 눈앞을 아른 거립니다. 7명의 QUV 활동가들이 함께 자원하여 기획한 행진에서 대열을 이룬 대학생, 청년들의 수가 4000여명이라는 것이 참으로 놀랍습니다. 아마 각자 자신의 공간에서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고 연대하기 위한 노력과 의지를 이어오셨던 것이 표출된 것이겠지요. 그렇기에 이번 공동행진의 성공은, QUV와 활동가, 참가자 개인들, 그리고 축제 며칠 전부터 행진에 응해주신 모든 단위들의 연대 덕분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축제가 끝나고 며칠간 공동행진에 함께한 성소수자 분들로부터 “내가 소속된 학과, 학교, 단체의 깃발이 보여서 너무 자랑스럽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또한 꼭 깃발이 없었더라도, 행진에 참가하겠다는 결정 하나하나에 수많은 대학·청년 분들이 축제 안팎에서 환호하시는 것을 지켜봐왔습니다. 축제 당일, 공동행진에 함께 해주셨던 분들의 즐거움과 환희로 가득찬 표정, 목소리, 그 순간의 여운 또한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대학·청년성소수자모임연대 QUV 의장으로서 이 날의 의기와 분위기를 연대단위에게 잘 전달하고, 또 이 기쁨을 넘어 작더라도 실질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 수 있도록 명민하게 남은 임기를 수행하겠습니다.

올해는 사실 QUV가 발족 5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10여개 모임으로 시작해서, 현재는 전국에 분포하는 76개의 단위가 자유롭게 연대하는 대규모 단체가 되었습니다. 연대는 언제나 분열될 수 있다는 단점도 있겠으나, 합의된 의제에 관해서는 가장 힘 있게 목소리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넓고 느슨한 연대에서 오는 긴장감은 언제나 감수할 가치가 있습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동성결혼 법제화 및 다양한 가족구성권 보장, 전파매개조항19조 폐지, 성별정정특별법 제정, 성중립화장실 설치, 군형법제92조의6 폐지, 성소수자 배제 없는 성교육 보장, 대학인권센터 설치 의무화, 성소수자/인권지지자 징계·배제하는 대학 규탄, 원활한 퀴어문화축제 개최 등. 모두 QUV가 연대단위 회원들과 공유하고 있는(또는 하고자 하는) 지향점들입니다. 아마 이 열거된 의제들의 핵심 가치는 이 사회에 존재하는 모든 성적 낙인, 배제, 범죄화에 대한 저항일 것입니다.

저는 행진에 함께 했던 분들이 QUV에 직접적으로 연대단위로 함께 해주실 것을 제안 드립니다. 어느 단체던 상관없이 메일 하나만 보내주시면 연대 가입신청서를 보내드릴 것이며, QUV 대표자회의에서의 승인을 거치면 QUV의 소속단위가 될 수 있습니다.

QUV가 올해 상반기를 시작으로 청년단체로 연대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는 것은 더 넓은 연대의 힘으로 QUV가 목표하는 제도적 의제들을 훨씬 더 힘차게 추진하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내년, 2020년에는 총선을 앞두고 있습니다. 총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지금, 아직도 국회나 정부에서 '성소수자'는 금기어가 되어 있습니다. 많은 정치인들이 인권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이야기들 합니다. 그러나 사회적 공감대를 모으기 위해 나서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성소수자 인권 보장에 대한 우리의 공감대와, 변화에 대한 갈망을 더 이상 보류하지 않고자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이 QUV와 함께 했으면 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의 공의가 모아지고, 그것이 정치적으로 큰 힘이 되길 바랍니다. 의장으로서 그 공의를 모아낼 수 있다면 영광스러운 일일 것입니다.

감사의 말이 연대를 제안하는 말로 끝날 줄은 저도 의도한 바가 아니라 쑥스럽습니다. 간접적으로 QUV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추가하셔서 QUV가 하는 일, 알리고자 하는 일에 관심을 주시고 참여하시거나, 성소수자 차별 철폐를 위해 나름의 노력을 이어가주시는 것도 당연히 좋습니다. 저는 그저 성소수자 인권 수준이 나아지는 기나긴 여정 중에, 이 자리에서 여러분들과 함께 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QUV는 항상 그 길에 서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S. 긴 글에 사족 같고, 염치가 없기도 하지만 고생하는 QUV 활동가들을 위해서 CMS정기후원을 해주시기를 요청드리겠습니다.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온갖 의제에 발벗고 나서서 활동하지만 변변한 활동후원금이 없어 식사도 교통비도 제공할 수 없는 형편입니다. 저와 함께 집행부를 운영하는 행정팀원들을 볼 때마다 감사함과 죄송함에 마음이 아프곤 합니다. QUV가 조금 더 의미 있는 연대의 장을 펼칠  수 있도록, 그리고 QUV의 대학생,청년 활동가들이 굶거나 빚을 지는 것을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되도록 후원을 해주신다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CMS정기후원:
https://www.ihappynanum.com/Nanum/B/CS4RF285J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