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김문수는 제2의 홍준표, 박원순은 또 다시 나중에 인가?

5월 30일 서울시장 후보 TV토론회가 KBS를 통해 열렸다. 토론회에서는 어김없이 성소수자 차별발언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바른미래당 안철수, 정의당 김종민,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김문수 후보는 “동성애를 인정하면 에이즈는 어떻게 막고 저출산 문제는 어떻게 할 거냐?”며 마치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을 권리가 있는 것처럼 또한 동성애가 에이즈와 저출산의 원인인 것처럼 왜곡했다. 뿐만 아니라 김종민 후보의 동반자등록조례 공약을 언급하며 “퀴어축제와 동성애를 인증해주는 것 아니냐”며 김종민 후보를 ‘비판’했다. 반면 김종민 후보는 이런 차별발언이 반인권적이라고 일축하면서도 박원순 후보에게 조례로 약속된 서울시민인권헌장을 왜 발표하지 않고 있냐고 물었다. 그러나 여기에 대해서 박원순 후보는 “가슴이 아프다”고 유체이탈 화법을 보이고 자세한 답변은 하지 않았다.

2018년의 지방선거 정치인들이 비논리적이고 비과학적인 차별선동에 대해서 단호한 입장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은 한국 정치의 부끄러운 수준을 드러냈다. 무지개행동을 비롯한 수많은 시민들과 단체들이 혐오 없는 지방선거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것은 민주 정치의 격을 세우기 위한 절실한 노력이다. 인권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정치인들은 뒤처지는 현 정국이 한심하지 않을 수 없다. 에이즈는 HIV 바이러스에 감염된다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질병이고, 원인은 감염경로는 매우 다양하다. 동성애가 문제가 아니라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가 원인이며, 콘돔이나 약물을 사용한다면 이제는 거의 예방할 수 있다. 저출산의 문제는 경제적 어려움과 맘 놓고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이 부재한 것이 문제이지 개별적인 동성애 관계가 원인이 될 수 없다. 오히려 동성 동반자관계를 인정하고 입양을 허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순 있을 것이다. 이제 이런 지식은 시민사회에서는 상식이 되어가고 있는데 김문수 후보는 발전도 없이 오로지 정치적 이해득실 계산에만 입각한 공허한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부끄러운 일이다.

김문수를 포함한 자유한국당 정치인들은 표를 얻기 위해 국민들에게 상처를 입히고 인권을 탄압하는 반민주적인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별로 놀랍지도 않다. 입으로 뱉는다고 모두 용인될 수 있는 말인 것은 아님을 김문수 후보와 자유한국당은 알아야 할 것이다. 반면 박원순 후보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1위가 예견되는 상황에서조차 서울시민인권헌장에 대하여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 박원순 시장은 인권에 대해 차별적인 의견을 의식해 서울시민인권헌장 발표를 하지 않았던 장본인이다. 이에 대해서 무지개행동 활동가들은 서울시청을 점거하고 박원순 시장은 이 문제를 책임지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서울시민인권헌장은 그 누구도 아니고 본인의 정치적 책임인 것이다. 명확히 책임을 지고 의견을 개진하지는 않고 단순히 가슴이 아프다고 말하는 것은 시민 인권에 대한 농락일 뿐이다. 앞서 제주도지사 선거에서 같은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후보는 “성소수자 인권을 차별하면 안 되지만,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한 바가 있다. 인권을 보류하여 국민들을 폭력 속에 방치하는 것이 더불어민주당의 ‘나중에’ 당론인 듯하다. 그러나 시민들은 ‘나중에’ 담론이 차별을 유지하는데 더 기여하고 있을 뿐임을 정확히 알고 있다. 오로지 정의당 김종민 후보의 대응만이 진흙탕 정치 사이에서 유일하게 빛을 발했다.

우리는 성소수자 인권에 대하여, 그리고 인권에 대하여 단호한 입장을 가질 수 있는 후보를 원한다. 혐오로 오염되어버린 지방선거를 더 이상 볼 수 없다. 직접적으로 혐오를 선동하는 후보뿐만 아니라 인권에 대해 합의를 운운하는 후보까지도 모두 지방선거를 차별과 혐오의 장으로 오염시키는 앞장서고 있다. 오염된 지방선거에서 사회적 소수자들은 직접적으로 상처받고 차별받는다. 후보의 말 한마디는 단순한 음성이 아니라 소수자의 폐부를 찌르고 불이익을 주는 권력적 행위로 인식되어야 한다. 또한 인권을 위해 앞장 설 것, 평등을 위해 기여할 것, 궁극적으로 자유로운 사람들이 공존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 것. 이것은 다름 아닌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이다. 기본을 지키지 않는 후보들은 공직 후보로서 자격을 가질 수 없다. 인권을 기초로 하지 않는 정치는 민주 사회에서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울산의 이민진(노동당), 제주의 김기홍(녹색당) 후보 등이 성소수자로서 커밍아웃하고 출마했다. 이번 지방선거를 무지개빛으로 만들 움직임들이 싹 트고 있다. 시대는 변하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오지 못하는 후보들은 역사가 심판할 것이다. 더 이상 나중은 없다. 무지개행동은 기본이 지켜지는 지방 선거, 혐오와 차별 없는 지방선거를 위하여 끊임없이 싸울 것이다.

2018. 5. 31.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노동당 성정치위원회, 녹색당 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대구퀴어문화축제, 대전 성소수자 인권모임 ‘솔롱고스’,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대한불교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레주파, 무지개인권연대, 부산 성소수자 인권모임 QIP, 30대 이상 레즈비언 친목모임 그루터기, 성별이분법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모임 ‘여행자’, 성적소수문화환경을 위한 연분홍치마,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 (사)신나는센터, 언니네트워크, 이화 성소수자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 정의당 성소수자 위원회,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레즈비언상담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HIV/AIDS 인권연대 나누리+ (총 27개 단체 및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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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까칠남녀> 폐지 인권침해·차별 국가인권위 진정 인권위 진정 기자회견 / 심기용 무지개행동 집행위원&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활동가]

안녕하십니까,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을 맡고 있는 심기용입니다.

은하선씨의 강제하차를 비롯하여 이로 인해 프로그램이 조기종영되고 폐지된 일, 그래서 다른 패널들이 방송을 통해 의사를 표현할 권리를 침해당한 일에 대하여 항의하고 바로 잡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자세한 시시비비는 아마 다른 발언자분들께서 더 상세히 발언해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하나만 짚고자 합니다. 이 시대 성소수자 인권은 과연 기독교 혐오세력 때문에만 후퇴하는가.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기계적 중립을 이유로 보편적 인권에 이해타산을 따지는 사람들에 의해서 성소수자 인권은 침해당하고 있으며 시한도 없이 밀려가고 있습니다. 지난 문재인 정권 1년을 겪고,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NAP에서 성소수자 목록이 삭제된 자리에 종교계 이견을 극복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성소수자 인권 정책을 시행할 수 있다는 말을 본 다음의 지금 이 한국사회에서 "나중에"는 더 이상 보류의 의미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사회적 공감대는 너희들이 알아서 만들어와라. 너희들은 사회가 공감하지 않으므로 인간이 아니다. 그런 말입니다. 사회의 공공성을 책임진다는 명분으로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국가기관들이 헌법정신의 근반인 인간의 기본권을 두고 개인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습니다.

EBS의 은하선 강제하차라는 결정도 그렇습니다. 방송에서 성소수자임을 커밍아웃하고 나서 은하선씨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온갖 성소수자 혐오발언들을 감내하고 있었습니다. EBS는 그런 차별과 혐오에 대해서는 대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성소수자 혐오세력들에 대응하던 과정의 일들을 빌미 삼아 은하선씨에게 개인자질을 운운하며 하차를 통보했습니다. 역시나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문제를 봉합하는 치졸한 자세를 보인 것입니다.

한국이 기본권 문제를 방임하고 있다는 것은, 유엔UPR에서 전환치료는 사적인 공간에서 이뤄지므로 국가가 개입할 수 없다는 한국의 입장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확실하지 않습니까. 나중은 없습니다. 저는 국가가 개인의 권리를 보호하고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사화계약론자들의 설명에 회의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종교와 정치를 분리한다는 헌법에 의해 권력이 사용되는가 한없이 깊은 의문을 품게 됩니다. 사회의 공공성은 어디 갔습니까? 이 사회는 성소수자는 성소수자임이 밝혀지면 방송 출현조차 어렵고, 종영을 앞둔 프로그램에서조차 하차해야 합니다.

까칠남녀 성소수자 편이 상을 받았다는 기사를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습니다. 분명 까칠남녀는 훌륭한 기획이었고, 성소수자 편은 모든 국민에게 뜻깊은 방송이었습니다. 그러나 개별 위인들이 훌륭한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EBS에게 요구합니다. 안전한 환경을 만듭시다. 인권이 지켜지는 방송을 만듭시다. 혐오와 차별에 손들어주지 맙시다. 민주주의 사회의 공영방송으로서 본분을 지키십시오. 나중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에, 우리에게 나중이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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