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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V 활동/대학별 릴레이글

큐브 릴레이 연재 6월호 - 단국대학교 편

아웅다웅씨, 성향이 어떻게 되세요?

 

단국대학교 성소수자모임 아웅多웅

 

, 망했어요. 사실 QUV릴레이글의 6월 지분을 맡으면서 저희는(운영진은) 아웅다웅의 성격을 잘 드러내고, 재밌는 글을 쓰자며 회원들에 ‘이쪽’ 썰을 공모했어요. 실제 오프에서 듣던 회원들의 이야기는 시트콤 급으로 스펙타클하고 재밌는 이야기가 많았는데...그랬는데...아무래도 텍스트로 남는거고...익명보장이 안되었기에 참여가 소극적이었나 봅니다...(자기 글은 괜찮았다고 생각한 사람 반성해라.)

아무튼 아웅다웅은 모임에 회원 모두가 함께 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며 작은 일을 하더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한에서는 최선을 다하려고 하고, 그러고 있습니다. 아닌가요?

 

일단 이글을 쓰는 저는 아웅다웅의 여대표입니다. 아웅다웅이라는 이름을 갖기까지...음 그니깐 원래 단국대에는 ‘단게좋아’라는 게이모임이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작년 2학기에 복학을 하면서 QUV에 메일을 보냈고, 지금 남대표와 컨택을 하게 됐습니다. 원래 저는 디나이얼에 벽장이었어요... 그렇게 안보일 것 같지만... 그랬던 제가 작년 초부터 고민은 그만하자, 일단 어떤 선택을 하든 그게 그거다! 라는 모토를 가지고 인생을 그렇게 살았네요...지금은 반성 중입니다. ...아무튼 별의별 일은 스스로 나서서 겪었어요. QUV에 메일을 보낸 것도 알바가다가 생각나서 고민 1도 안하고 보냈습니다...그렇게 저는 QUV 9월 정례회의에도 참석을 하게 되고...그리고 바로 그날 (또 고민 1도 안하고) QUV 행정팀에 들어갔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왜 웃기죠...) 네 아무튼......그랬네요...

 

작년 하반기, 그러니깐 2학기 때는 저부터 시작해서 ‘단게좋아’가 여자 회원을 받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모임 내 여론 때문에 학내보다는 레즈비언 커뮤니티나 어플, 성소수자 매체를 이용했고, 회원모집에 한계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학교 모임보다는 QUV에서 일하는 게 더 재밌고 스스로 더 의미 있게 생각했어요. 그래서 모임에 좀 소홀했습니다. (그때도 운영진이기는 했습니다.) QUV에서 일하면서 성소수자 사회의 판도를 읽었던 것 같아요. 제 부족한 사고력으로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전반적인 건 파악했다고 봅니다. 그리고 제가 작년 겨울부터 학교 앞에서 살게 되어 시간적 여유도 생겼고 여러 가지 이유로 모임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올해 3월부터에요. 아웅다웅이 이렇다 할 활동을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고, 학내에서 홍보도 시작했더니 모임 규모도 훨씬 커졌습니다.

 

우리 모임에 예수님이 있어요. 그는 크리스천이기에 예수님이라는 호칭을 붙이는 것을 싫어하겠지요...그가 없었더라면 아웅다웅은 없었을 것입니다...제가 좀 바보라서 판단력이 자주 흐려지는데 그때마다 도움을 주는 이지요. 개인적인 고민을 나누는 것 외에도 남대표 오빠를 보면 배울 것이 참 많습니다. 아웅다웅의 운영진들은 일 처리 할 때마다 많은 대화를 나누고, 일 처리 방식 또한 이왕이면 함께하는 것을 지향합니다. 개인적으로도 항상 배우고 있는데 남대표 오빠의 영향이 커요. 특히 이번에 퀴어문화축제 준비하면서 느낀거지만 그는 아웅다웅 일을 비롯해 회원들에게도 참 아가페합니다. 부대표 오빠 서운해하지 말아요. 오빠도 오빠만의 역할이 있고 오빠에게도 배우고 있습니다. 정말이에요.

 

그래서 지난 1학기 때는 많은 일을 벌일 수 있었습니다. 신입생 환영자보, 자보 훼손 대응 자보, 아이다호 데이 기념 자보, 퀴어문화축제 부스참가까지! 잡대 모임치고 어마어마 하지 않습니까?(여기서 스스로를 잡대라고 부름은, 약간 ‘까도 내가 깐다’입니다. 님들은 단국대 잡대라고 하지 마세요.) 이렇게 일을 벌리고 결과물들을 확인하고 나면...(좋은 결과든 나쁜 결과든 일단 반응이 오면 좋더라고요.)좋기도 좋지만 항상 드는 의문이 있습니다. 우린 어디까지일까? 우리가 하는 게 얼마나 의미있는 걸까?

 

예수님과의 대화 끝에 그 결과물 중에 하나인 우리 회원들을 보니 답이 나오더라고요. 아직은 소규모라 서로를 잘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없지 않겠지만, 각자 개성있고 서로 잘 어울리려 하는 게 정말 좋아요. 엄마가 자식을 볼 때의 그런 마음이 아니라 든든한 파트너들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새로운 회원들이 들어올 때 배타적이지는 않을까 걱정하고는 있지만 이제까지 신입이 적응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었어요. 그래도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회원들도 잘 알고 있는 부분이고요.

 

이번 퀴어문화축제 부스를 준비하면서도 이 파트너들의 역할이 컸어요. 사실 숙식제공에 인센티브랍시고 배지와 교환할 수 있는 쿠폰을 주기는 했지만 처음에는 이것만으로 자발적 참여를 이끌 수 있을까 했습니다. 그런데 많은 회원들이 기획단으로 참여했고, 기획단 외에 다른 회원들도 준비과정을 돕고 행사날에 와서 응원해주고 가기도 했어요. 많은 시간과 체력을 요했지만 그에 상응하는 대가는 받지 않음에도 불구, 회원들이 계속 만나서 회의하고 작업했던 건 모임 자체의 큰 의미라 생각합니다. 저를 포함한 회원 각자에게 나름의 의미가 있었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저는 제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걸까 싶을 정도로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그래서 퀴퍼 다음날 아침 기획단 단톡방에 낯 뜨거운 고백을그만큼 좋았다…) 부스 운영에 있어 많은 부분 부족했고 기대한 만큼의 결과를 얻지도 못했지만 웃으며 행사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분명 성소수자모임으로서 나아가면 좋을 방향들도 더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지금도 좋은 상태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는 대신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다만 최선을 다하려다 역량이 소진되어, 일을 끝내기는 하지만 결과물에 탈이 생기기도 하더군요. 이점은 아웅다웅이 고쳐나가야 할 부분입니다. 약간 내일이 없는 모임처럼 보이겠지만 내일 하려는 일이 모임 일부만의 것일 뿐이라면 마냥 오늘 즐거운 것으로 끝나도 충분히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회원 모두에 뭔가 더 하고싶다는 마음이 생긴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남대표의 변: 제가 크리스찬임을 긍정하고 살고 있지만 저희 모임은 종교적 편향을 띄지 않습니다. 물론 부활절에 회원들과 계란을 나눔하였지만 그저 대표로서가 아닌 회원으로서 함께하고자 하는 작은 소망이었음을 알립니다. 참고로 개독이라는 말에도 발끈하지 않습니다. 아니 그러지 못합니다. 이유는 여러분이 더 잘 아실테고... 예수쟁이라는 말 좋아합니다. (사실 예수쟁이란 소리 들을 삶을 못 살고 있다.) 또 한가지는 절 이렇게 포장해 준 여대표에게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다는것. 그리고 이것은 '성경에 나오는 예수 좀 닮아라' 하는 무언의 압박으로 알고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