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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성명, 논평, 발언문

[한동대 사태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교육부 기자회견/원지원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활동가 발언]

이미지: 사람 4명, 실외

 

[한동대 사태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교육부 기자회견 / 원지원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활동가 발언]

안녕하세요 저는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에서 활동하고 있는 원지원입니다

우선 전국 62개 대학 68개 모임을 대표하여 한동대학교 학생 징계 사건에 한동대학교 구성원과 포항 시민사회, 그리고 전국의 연대자들과 함께 큐브가 지속적으로 연대할 것임을 다시 한 번 약속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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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대 미국에서는 흑인이 백인과 같은 학교를 다니는 것이 불가능한 때가 있었습니다. 백인만을 위한 학교가 있었고, 유색인종은 그 공간으로부터 철저히 분리되고 사회로부터 차별당했습니다. 그리고 2018년 지금, 박정희와 전두환의 지난한 독재를 끝내고 이뤄낸 제6공화국의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는 한국에서, 어떤 대학들이 "동성애를 지지하거나 동성애자인 사람을 교직원이나 학생으로 뽑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한국에서 어떤 신분 계급도 인정하지 않겠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성애자와 성소수자, 그리고 인권 지지자에 대한 일부 대학들의 처사는 명백히 성소수자를 2등시민, 불평등한 존재로 다루고 있습니다. 제가 만약 민주공화국인 한국의 장관이나 대통령이라면 이런 대학들의 교육권을 몰수할 것입니다. 한국은 정교분리의 국가이고, 어떤 대학이든 헌법을 초월한 권력을 가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비단 이번 일 뿐만 아닙니다. 차별의 역사는 유구합니다. 숭실대학교에서 성소수자 모임의 공간대관을 하루 전에 취소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기독교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 행사라고 했습니다. 총신대학교에서 총신대학교 성소수자 모임을 동성애자 모임이라고 일컫으며 "찾아서 처벌할 것이라 보도자료를 내고, 의심되는 학생들을 고소했습니다. 서강대학교에서 교수가 성소수자 모임의 현수막을 찢어 쓰레기통에 버리는가 하면, 서울대학교에서는 성소수자 모임의 현수막을 칼로 난도질한 일도 있었습니다. 계원예대에서는 학교 입장과 맞지 않다며 성소수자모임 대관을 취소했습니다. 이때도 교육부는 별다른 입장을 취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번엔 무기정학을 당했습니다. 그 이유가 폴리아모리라고 합니다. 이게 정말 2018년 한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궁금하시지 않습니까. 한동대학교가 페미니즘, 폴리아모리, 동성애 등 단지 그것을 이유로 들어 학생을 무기정학 처분한 것은 아주 높은 수준의 여성/성소수자 그리고 소수자 차별입니다. 개인의 특정 속성을 이유로 공적 영역, 지금의 경우 교육 영역에서 불이익를 당한 일입니다. 차별금지법이 있다면 당장이라도 법원에서 가서 차별 구제 신청을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차별금지법이 없는 지금, 무차별적으로 조사당하고 징계당하는 학생들이 대응할 수 있는 강제력 있는 수단은 전무합니다.

저는 단언합니다. 이 사건에 교육부와 정부가 나서지 않는다면, 국가는 민주주의를 포기했거나 국가이기를 포기한 것입니다. 정부는 지속적으로 종교계의 성소수자 혐오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중립 행세를 해왔습니다. 물론 중립은 방치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이 사건의 피해자를 구제하고 재발방지책을 교육부를 통해 마련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일부 대학의 차별에 가담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교육부는, 그리고 정부는 대학의 소수자 차별적 행정에 강력한 제제 방안을 마련하고 실행하십시오. 우리는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차별금지법의 입법이 절실함을 느낍니다.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는 이 사건을 아주 중요한 사건으로 인지하고 있습니다. 더 나은 역사로 나아가기 위해, 이 사안에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 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