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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성명, 논평, 발언문

[QUV 활동가 발언문] 국민주도 헌법개정을 위한 기자회견 20170927

[20170927 국민주도 헌법개정을 위한 기자회견 발언문]


안녕하세요,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활동가이자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 심기용입니다.


개헌 정국을 맞이하여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동성애 차별을 보며 가슴이 많이 아픕니다. 대규모의 보수 정당들이 나서서 동성애에 대한 왜곡된 사실과 반감을 이용하여 이 시대 새로운 메카시즘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빨갱이라는 차별선동으로는 성이 차지 않나봅니다. 마음이 미어질 거 같아서, 당장 멈춰라, 이런 말 애써 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헌법 정신을 기억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헌법은 차별을 이야기한 적이 없습니다. 헌법에는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을 근거로 사람을 차별하라고 선언하고 있지 않습니다. 현행 헌법에는 반동성애를 주창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양성평등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러나 네이버에만 검색해도 양성평등은 성평등의 의미로 풀이됩니다. 중요한 건 성에 관한 '평등'이지 앞의 양성 / 성 부분이 아닙니다. 어느 사전적 해석에도 인간의 성을 남성과 여성으로 규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양성평등 개념이 만들어졌다고 기술하지 않습니다. 혼인과 가족생활이 양성평등에 기초해서 이뤄져야 한다는 뜻은 가부장제와 남성 위계에 의해 혼인과 가족생활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정신을 이야기 한 것이지, 동성결혼이나 다양한 가족구성권을 제한하기 위한 문구가 아닙니다. 다만 성평등은, 성은 양성이 아니기에, 그리고 성의 더 포괄적인 평등을 위해 제안된 개념입니다. 성은 생물학적, 해부학적으로도 두 개로 구분될 수 없습니다. 과학적으로도 이미 입증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차별세력은 간성인의 존재를 지우고, 성이 마치 두 개인 것처럼 거짓말을 하는 것입니다. 성평등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개념입니다. 양성평등과 성평등의 근본 취지는 다르지 않습니다. 또한 지금은 2017년입니다. 2017년, 2018년에 성평등이란 말을 쓰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개헌은 진전된 사회의 모습을 반영해야만 합니다.


헌법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인간은 존엄하다” 단 한 문구입니다. 인간은 존엄하다 이 한 문구에 의해서, 인간 범주에 들어가는 성소수자, 장애인, 먼 곳에서 온 이주민들 모두 존엄한 삶을 살아갈 권리를 인정받습니다. 인간은 존엄하다, 이것이 헌법 정신입니다. 저는 여러분 교사가 아닙니다. 개헌을 이야기 하려면 헌법을 한 번이라도 제대로 읽고, 제대로 해석하고 오십시오.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피흘려 투쟁해 성립한 민주주의는 단순히 억압적인 권력에 수동적으로 저항하고 생존하기 위한 것일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정치의 구성원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그리고 그 구성이 다양성을 향하도록 하기 위한 정치적인 신념이 민주주의입니다. 민주주의를 왜곡하지 마십시오. 그것이 헌법 정신입니다. 이 헌법 정신은 그 어떤 헌법 개정이 있더라도 지켜질 것이고, 어떤 헌법 위에서도 성소수자는 존재하고 존엄한 삶을 유지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