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V 성명] “성소수자의 삶은 존엄하다” 그것이 헌법 정신이다


성소수자 혐오세력은 헌법 정신 왜곡을 중단하라


 최근 성소수자 혐오세력들이 개헌을 두고 “동성애·동성혼 합법화를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소수자를 차별하고 비하하는 성명에 대학 교수들이 연명하여 발표하는가 하면, 개헌에 관해 국민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에서 서슴없이 성소수자 차별적인 발언을 내뱉고 있다. 9월 3일 광주에서 열린 반동성애 세력의 집회에는 광주의 국민의당 시·도·국회의원들이 총 출동해서 자리에 참석하고 지지발언을 한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다. 국회의원과 정당들이 나서서 성소수자 혐오단체 행사에 국회를 많은 횟수로 대관해주고, 당 대표들은 동성애 혐오적인 발언을 쏟아내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거짓에 아무리 정성을 들여도 그것이 사실이 되진 않는다. 정작 헌법은 단 한 번도 성소수자를 차별한 적이 없다. 국민의당을 비롯한 성소수자 혐오세력이 개헌을 빌미로 성소수자 혐오를 확장시키고 있을 뿐이다.


 헌법 어디에도 동성애나 동성결혼을 불법화하고 있지 않다. 성적지향에 따라 차별하지 않음은 물론이고, 동성결혼을 제한하고 있지도 않다. 헌법 제36조 1항에서 혼인과 가족생활이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한다고 말한 것은, 가부장제와 성차별의 오랜 역사가 있는만큼 특별히 평등을 선언한 것일 뿐, 혼인의 전제를 양성으로 명시한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현행 헌법도 동성혼을 금지하는 헌법이 아니다. 또한 헌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성소수자의 권리가 보장받지 못하는 것처럼 이야기 되는 것도 잘못이다. “모든 인간은 존엄하다”, 이에 의해 성소수자의 자유와 권리도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이 한국 헌법의 정신이다. 이미 우리의 헌법은 누구나 부당하게 차별받지 아니함을 선포하고 있다. 마치 개헌이 이뤄져야만 기존에 보장되지 않던 성소수자 인권이 보장받게 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모두 거짓인 셈이다.


 개헌을 빌미로 성소수자를 비롯한 여러 소수자들에 대한 혐오를 과감하게 표출하는 이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다. 영국의 브렉시트, 호주의 플레비지트 등의 국민투표 과정에서도 일부 단체들이 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들을 남발해 국민적으로 큰 상처를 주기도 했었다. 호주의 일부 혐오 단체에서 성소수자 부모가 아이를 허리띠로 때리는 그림을 배포하며 성소수자 부모는 폭력적이라는 인식을 주려 시도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것은 단순한 혐오의 표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차별적인 사회 인식, 규범, 그리고 실천을 강요한다는 점에서 전 국민·국가적인 견제가 필요하다. 한국은 달라야 한다. 단순히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개헌 논의 과정에서 부당한 주장들을 가감 없이 듣고 있어야 할 이유는 없다.


 2018년의 대한민국은 조금 더 발전한 기본권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소수자 인권이 중요한 의제로 자리 잡았고, 법 개선 등 다양성을 실질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차별 받고 억압 받는 사람들의 권리에 대한 연구는 2000년에 들어오며 더 깊이 있게 진행되었고, 차별적인 인식들은 더 젊은 세대일수록 완화되고 있는 추세를 볼 수 있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풍성한 방향으로 성숙하고 있다. 이런 진전된 변화를 개헌과 함께 기본권 영역에서 다룰 수 있다면 고무적인 일일 것이다. 고작 기득권을 지키려는 수준 낮은 혐오단체들에 휘둘려 중심을 잃을 필요는 없다. 지금 헌법에서도, 그리고 개헌의 논의에서도 성소수자가 인간이고 국민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헌법 정신을 왜곡 말라. 어느 헌법 위에서나 우리는 성소수자로 존엄한 삶을 살아갈 것이다.


2017. 09. 11

전국 57개 대학, 65개 성소수자 모임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일동

Posted by QUV QUV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