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직 사과 받지 않았다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을 대한 서강대 학우들의 항의를 적극 지지하며


 서강대학교 학우들이 육군 성소수자 색출 사건에 대해 항의한 것을 이유로 징계 받을 위협에 놓여 있다. 서강대학교 당국은 학생들에게 사과문을 제출한다면 징계를 하지 않겠다며 학생들을 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월 20일 서강대와 국방부가 주최한 육군력 포럼에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이 축하 인사를 하기 위하여 국방컨벤션을 찾아왔을 때, 서강대학교 학생들이 “동성애는 범죄가 아니며 동성애자 군인 색출을 중단하고 책임자를 진상조사 하라”고 항의한 것을 사과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서강대학교 학우들 대부분이 사과를 거부하고 있으며 7월 13일 이러한 조치들에 대한 항의 메시지를 담은 연대 성명을 냈다.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는 이러한 학생들의 항의에 적극 지지하며 연대한다.


 단순한 규칙 위반은 사과해야 할 이유가 될 수 없다. 보통 규칙을 어겼기 때문에 사과해야 하는 것은 양자 간 권리와 권력이 동등할 경우에 성립한다. 장준규 육군참모총장과 육군중앙수사관은 현재 인권유린적 동성애자 군인 색출 사건에 책임이 있는 권력 기구이다. 성소수자와 서강대 학우들이 그에 비하여 실질적으로 동등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법조차 성소수자 인권을 보장하기는커녕 무고한 성소수자를 범죄자로 만드는 것을 정당화하고 있다. 이런 불균등함과 불합리에 앞에 서서 단순히 규칙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누군가의 항의를 위협하는 것은 반대로 소수자와 약자를 억압하고 외면하는 일 밖에는 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시민불복종은 민주주의의 중요한 권리인 것이다. 그런데 명백한 불의에 항의한 학생들에게 상을 주지 못할망정 징계를 주겠다는 것이 ‘명문 학교’ 서강대의 최선인가?


 우리는 아직 5월 24일의 판결을 잊지 않았다. 군형법 제92조의6 추행죄는 남성 동성 간 성관계를 ‘더러운 짓’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 법을 근거로 올해 상반기 육군은 마구잡이로 육군 내 동성애자들을 색출·수사했다. 사적인 공간에서 합의된 성관계를 가진 A대위는 아무런 죄를 짓지 않았음에도 결국 유죄를 선고받고 범죄자가 되었다. 현재는 추가로 20여명의 군인들이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불합리에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 법은 여러 번의 위헌제청으로 사실상 적극적으로는 집행되지 않고 있던 법이었다. 그럼에도 육군중앙수사관은 이 법을 근거로 군인들을 성희롱하고 서로를 이간질해가며 집중적으로 무리한 기획수사를 벌였다. 이 유례없는 인권침해적 수사에 앞장 선 육군 책임자들에게 우리는 사과 한마디 들은 적이 없다.


 적폐와 같은 인물이 뻔뻔하게 고개를 들고 다니고 있지 않은가. 육군 성소수자 색출사건을 진상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일이 우선 되어야 하는 것이지 그 사건 대한 항의를 징계함이 우선 되어서는 안 된다. 서강대학교는 학생들에 대한 징계 논의를 철회하라. 이 사태에 책임이 있다면 인권유린을 자행하며 육군력을 낭비하고 있는 인물을 행사에 초청한 서강대학교의 책임이 더 크다. 사태를 유발해놓고 학생들에게 죄를 덮어씌우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가.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는 서강대학교 학우들의 싸움에 큰 연대와 지지를 보낸다. 당연한 권리를 위한 당연한 싸움에, 앞으로도 계속 함께 할 것을 약속한다.


2017. 07. 13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Posted by QUV QUV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