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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V 활동/대학별 릴레이글

큐브 릴레이 연재 2016년 07월호 - 총신대학교 깡총깡총 편

6월의 어느 오후, 사랑과 환호성, 웃음소리와 탄성이 끊이지 않는 곳 바로 옆에서는 진지와 혐오가 모세의 기적처럼 갈라져 있는 것을 보면 연신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그렇다. ‘나는 괜찮은데 너는 안돼’ 라고 말하는 모순의 최고봉, 치사함의 대가들, 그들의 집단 대장은 바로 우리가 속해있는 곳, 총신대학교다. 

그 곳에 어쩌다보니 속해진 우리들은 존재 자체가 이슈다. 단순한 인기가 아니다. 사람들은 우리를 찾으려 연신 교내를 뒤적이고, SNS를 추적하며,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 하나하나에 댓글을 단다. 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에 우리들의 이야기를 내보내며, 우리들을 저격한 단독 콘서트도 만드는 것에 밥버거를 아끼지 않는다(아까운 내 등록금..). 하루하루 우리들의 인기 아닌 인기를 실감하고 있음에 감사하며 그들의 진심어린 혐오에 박수를 보낸다.

이렇게 하루아침에 인기쟁이가 되어버린 우리는 학교에선 이단이자, 핍박자이며, 더러운 자이고, 음행하는 자이고, 어리석은 자이며, 잡아 죽여야할 사람들로 통용되고 말았다. 우리들의 존재는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것이고 우리는 어쩌다보니 존재를 ‘허락 맡아’야 하는 입장이 되어버렸다.

정작 우리는 평범하다. 똑같이 공부를 하고, 예배를 드리며, 시험도 보고, 사랑도 한다. 생각보다 다들 교회에 착실히 다니며,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고, 그분의 사랑에 감사하며, 오늘도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며 살아간다.

이 순간, 진짜 크리스찬은 누구일까 싶다. 

‘난 동성애자를 사랑해’ 뒤에 ‘사랑하니까 고쳐줘야지’라는 폭력이 숨어있다. ‘레위기에서는 돌로 동성애자를 쳐 죽이랬잖아’‘으엑 더러워, 에이즈덩어리들!’이라는 폭언 속에 예수님은 없다. 채플 시간만 되면 여기저기서 방언이 터져 나오는 입술에서 욕설이 난무한다. ‘영원한 빛과 소금의 역할’인 총신 동산에서 ‘동성애’라는 단어만 나오면, 그 곳은 소돔과 고모라일 뿐이다.

우리는 예수쟁이다. 개독교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기독교로 존재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다.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자는 취지일 뿐인데, 세상은 사랑만 하기엔 각박한 세상인 것을 시간이 지나가는 만큼 가슴깊이 각인 되어간다.

그래도 우린 호모포비아로 사는 세상보다 지금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이 훨씬 더 아름다우리라 믿는다. ‘혐오는 사랑을 이길 수 없다’는 이 말을 하루에도 몇 번이나 곱씹는다. 비록 우리는 징계가 무서워 뒤에서 활동하는 키보드 워리어지만, 그 작은 행동이라도 누군가에게 작은 안심이 될 수 있다면, 혹은 우리의 사랑이 전해진다면. 그것으로 됐다고 생각한다.

- 됸나 땽큼하고 카와이한 깡총깡총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