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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V 활동/대학별 릴레이글

큐브 릴레이 연재 11월호 - 한국외국어대학교 편

아빠와 아들


719의 이야기

-       처음이다. 그래도 공군이니 사람다운 사람만 있겠지. 잘생긴 선임들 많으면 좋겠네.

-       706기 선임이 자기가 아버지 군번이라고 한다. 존나 잘생겼군.

-       주위 사람들 이야기 들어보면 군대에서 로맨스가 꽃피기도 한다는데 그건 역시 휴가가 적은 육군이나 가능한 이야기인 건가.

-       706기 존귀다 진짜. 맨날 깨물어야지. X병장님 사랑해요 허억허억.

-       706기가 전역했다. 내 삶의 낙이 사라졌다.

-       730기가 들어온다고 하니 얘는 괜찮길 바라야지. 어차피 내가 데리고 다녀야 하는 애니까.

-       730기 신병이 존나 귀엽네. 몸도 좋아 보이고.

 

-       헉 몸 좋다! 운동 같이 하자고 해야지.

-       아 훈련이다.

-       ..기지방호..ㅅㅂ..짬찌들2명 보내면 또 멍청할 게 뻔하니 그냥 나랑 막내랑 나가야지.

-       들은 바로는 이번에는 기지방호를 새벽까지 한다고 한다. 그냥 둘이서 이야기나 늦게까지 해야지

-       누가 제일 좋은 것 같니? 누가 제일 싫니? 여자친구는 있니?

-       여자친구 있다가 헤어지게 되면 여러모로 힘들텐데

-       드디어 거지같았던 713이 전역했다.나도 이제 6개월밖에 안 남았군.

-       가끔씩 730이랑 뽀뽀하는 장난을 치는데 너무 좋다. 닿을 듯 말 듯 아슬아슬.

-       닿았다.

-       뭔가 분위기가 야릇해질 것 같아서 더럽다는 시늉을 하고 입술을 닦았다.

-       그러고 나서도 계속 입술을 내밀고 나를 유혹하는군.

-       전역하기 전 마지막 체육대회네.막걸리랑 소주나 진탕 마셔야지.

-       아 체련복에 김치 묻었다.

-       아 취한다.

-       (기절)

 

 

 

-       누가 내 옷을 벗기는 것 같다.

 

-       어떤 놈이야!

 

-       아 우리 귀염둥이였구나.

-       근데 왜 이렇게 분위기가 야릇하지.

-       (필름 끊김)

 

 

 

 

 

 

 

 

 

-       키스하는 꿈 꿨다.

 

 

 

-       아 머리야.

-       당연히 안 나지.어제 그렇게 마셨는데.

-       뭔 일 있었냐?

 

-       전역이다. 730을 이제 자주 못 보는 게 아쉽네.

 

 

730의 이야기

-       743 신병이 들어와서 내가 상담했는데 다짜고짜 나보고 자기가 게이라고 한다. 어떻게 해야 하지.

-       부모님도 아시니?

 

 

 

-       그래? 내 선임 중에 719이라고 어쩌구저쩌구한 사람이 있었는데 혹시 이 사람이 게이일까?

 

-       역시 뽀뽀해주는군.

 


 

 

 

 

 

 

 

 

 

 

 

 

 

 

 

 

 

730의 이야기

-       여긴 어디? 나는 누구?

-       타조같이 생긴 사람이 자기가 대대 으뜸병사라고 일병 될 때까지 자기 뒤만 쫓아오라고 한다.

 

-       와 여긴 헬스장도 있네!

 

-       훈련?공군인데 별 거 있겠어?

-       719이 나보고 같이 기지방호 가자고 한다...나야 뭐 거부권도 없지만.

 

 

 

-       719 (못마땅), 713…있는데 곧 헤어질 것 같습니다.

-       (…)

 

-       드디어 거지같았던 713이 전역했다.

 

-       여자친구랑도 헤어지고 마음이 적적한데 요즘 719가 귀엽다. 난 여자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       내가 미쳤지.

-       나쁘지 않네.

-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귀엽네.


 

-       아싸 술이다 술!!

 

-       719는 뭘 먹을 때 잘 흘리는데 그게 또 귀엽다.

-       아 취한다.

-       719도 나름 술 세다고 들었는데 벌써 꼴아버렸네. 직감실에 데려가서 재워야겠다.

 

-       김치 국물 이불에 묻으면 안됩니다. 719 병장님. 옷 벗으십쇼.

-       갑자기 719가 눈을 떴다. 공포영환줄.

-       응 그래 나야.

-       근데 왜 이렇게 분위기가 야릇하지.

-       719이 두 팔을 벌리더니 안아달라는 시늉을 한다.

-       그래요, 그래. 나도 취했고, 피곤하니 잠이나 잡시다.

-       얼굴을 맞대고 누워있다.

-       입술을 내밀어 봤다.

-       한번 더 입술을 내밀어 봤다.

-       뽀뽀하려고 다가오는 순간 혓바닥을 내밀었다. 장난으로.

-       키스했다.

-       오랜만에 하는 키스라 그런지 존나 좋네여자하고 하는 거하고 별 차이 없네.

-       , 나 어제 719랑 키스한 거야?

-       719병장님 어제 기억 나십니까?

-       (다행이다)

-       아닙니다.

 

-       730이 전역한다. 부러운 새끼. 나도 1년 남았다.

 

 

743의 이야기

-       저 게이입니다.

 

 

-       , 알고 계십니다.저 남자친구도 있습니다. 궁금한 거 있으시면 다 물어보십쇼. 다 가르쳐드리겠습니다.

-       가능성 꽤 있는 것 같습니다.